SD12 강화도 기행
2018년 4월 19일
惜艶敎開晩 예쁜 꽃 아끼어 늦게 피라 시켰으니
誰知造物心 뉘라서 조물주의 그 마음 알리오.
- 이규보(李奎報)의 시, 『천엽유화(千葉榴花)』중
* 백운거사(白雲居士)이자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인
이규보는 강화에 묻혀있다.
한민족 역사의 축소판이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일컷는
강화도로 제12회성동고 '2018 회장단 이취임식겸
야유회에 참가했다. 천안에는 이미 벚꽃이 지고 새잎이
돋는데 여기는 이제 새하얀 벚꽃이 만발, 도처에 목련도
남아
있고 복사꽃등 각종 꽃이 행사를 축하하는 듯 온 섬을
수놓고 있었다.
'고쿠라직(小倉織)'을 짜던 '심도직물'의 흔적
관광버스의 안내에 따라 일행과 '소창체험관'과 '문화관광플랫폼'으로
가던 도중
길옆에 비각이 있어 들여다 보니 뜻밖에 '선원김선생순의비
(仙源金先生殉義碑)'.
엊그제 동경에 사는 김창진군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동창회에서 강화에 간다하니 자기 조상이 호란때 화약을
지고
자결한 곳으로 마음이 쓰이는 곳이라 했는데 바로 그 조선(祖先)이
감응했는지 강화에 들어서자마자 조우했다.
병자호란때 척화파로 유명한 김상헌(金尙憲)의 형이자
강화항쟁의 상징 김상용(金尙容)을
기리는 비각으로 발길을 멈추었다. 城東시절 공부하던 <古文고문>참고서중
시조편에
'사랑이 거즛말이 임 날 사랑 거즛말이
꿈에 와 뵌닷 말이 긔 더욱 거즛말이
날 같이 잠 아니오면 어느 꿈에 뵈오리.'
언뜻 사랑타령같아 선생의 이 시를 기억하는데 이를 자하(紫霞) 신위(申緯)선생이
한시로 옮긴 글이 있으니..
向儂恩愛非眞辭 (향농은애비진사)
最是難憑夢見之 (최시난빙몽견지)
若使如儂眠不得 (약사여농면부득)
更成何見夢儂時 (갱성하견몽농시)
비문을 보니 낯익은 이름들이 즐비한데..우선 비문이 곡운(谷雲)
김수증(金壽增) 선생의 글씨로 예의 여성스럽기조차 한
아름다운
예서로 강화도의 모든 문루(門樓) 현판에는 거의 이
글씨체(谷雲體)를 따랐다.
특히 지난 야유회 전등사(傳燈寺)행에서 만난 대조루(大潮樓)
현판(강화유수 김진규(金鎭圭)書)이 기억에 남아있다.
한때 문명(文名)을 날리던 신안동의 '오창(五昌)' 김창협(金昌協)과
김창집(金昌集)은 말할 것 없고
나중 입비(立碑)에 추기(追記)한 것 같은 김이양(金履陽)대감은
역사상 로맨티스트.
천안 광덕산에 묘소가 있는데 70대 노년에도 불구, 시문에
뛰어났던 성천(成川)기생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과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지금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는바.. 잠시 감회에 젖어 보았다.
선원 선생은 자결이 아니라 담뱃불 실수로 인한
폭발사고라는 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굳이 짚어볼 필요는
없겠고..^^
'소창'을 짜던 방직기계
도화(桃花), 도화(桃花)
도화색(桃花色)앞에서.. 박영호군
십자가가 새겨진 우리 종(鐘).. 묘한 감흥이 일었다
주련(柱聯)도 걸려있는 한옥과 예배공간의 절충식
건물이다
박영호 인증shot.
강화도령 집터에 용흥궁(龍興宮), 수령들의 선정비(善政碑)가
지키고..
용흥궁(龍興宮), 이하응(李昰應)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의
글씨이다
원래는 빈한한 초가였을..
강화도령 첫사랑길..
드라마 촬영지. 이런 표지가 있으면 명소같은 느낌이 드는 건 사실..
고두심만이 낯익다..
강화풍물시장에서
엊그제 전주에서 맛본 보리굴비도 별로 인지라~~
강화도 별미, 밴댕이
주연통삼겹
본회의 시작, 간략하게..
박영호 회원 공로표창패
이무재 전회장에 대한 감사패
밴댕이회
결정적 순간
우리는 독두(禿頭)트리오~ ㅋㅎㅎ
이 집 유사이래 한꺼번에 가장 많은 손님이라고 40여명.
거기다
술도 소주 & 맥주 & 막걸리 합해 60여병을 마셔
강화일보에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나~?
이것도 城東의 기개라면 기개. ㅎㅎㅎ
두 서예가의 대작(對酌)
맛의 복기(復碁)
다시 광성보(廣城堡)로
기념촬영 snap
한많은 사연을 읽어 보며..
대포(大砲), 소포(小砲), 불랑기포(佛狼機砲)
신미양요(辛未洋擾) 격전의 현장
신미양요순국무명용사비.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의 필(筆)
쌍충비각
어재연(魚在淵) 장군의 이름이 보인다
350여명이 흘린 피의 역사를 안고 물은 말없이 흐르는데
배꽃은 마치 혼령인양 하얗게 피었다...
이 또한 무엇을 상징하는 듯한 노근(露根)
기념으로 받은 혁대(革帶). 以德報德이라 새겨있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은덕은 무엇으로 갚겠느냐?
원한은 올곧음으로써 갚고,
은덕은 은덕으로 갚는 것이다.
子曰 자왈
何以報德 하이보덕
以直報怨 이직보원
以德報德 이덕보덕
모교 城東의 은덕을 잊지
맙시다.
바람의 소리 - 김영동
